한국 대학의 위기, 아시아 대학 순위 하락과 그 해결책

한국 대학의 위기, 아시아 대학 순위 하락과 그 해결책
최근 영국의 대학평가기관 타임스고등교육(THE)이 발표한 ‘THE 아시아 대학평가 2025’에서 한국 대학들의 순위 하락이 두드러졌다.
서울대는 3년 연속 하락하며 15위, 연세대는 19위로 밀려났다. 반면, KAIST(17위)와 성균관대(공동 19위)는 소폭 상승했지만, 전반적으로 한국 대학의 경쟁력 약화가 뚜렷하다. 이에 비해 중국, 싱가포르, 홍콩 대학들은 강세를 이어가며 아시아 대학 순위의 판도를 바꾸고 있다. 블로그 독자들과 함께 한국 대학의 현주소를 짚어보고, 그 해결책을 모색해보려 한다.
중국 대학의 독주, 그 비결은?
이번 평가에서 중국 대학들은 놀라운 성과를 기록했다. 칭화대와 베이징대가 1, 2위를 수성하며 아시아 대학의 선두를 달렸고, 푸단대와 저장대도 각각 7위, 8위로 상승했다. 중국 본토 대학은 톱10의 절반을 차지하며, 25개 대학이 역대 최고 순위를 기록했다.
그 배경에는 중국 정부의 쌍일류(Double First-Class) 프로젝트와 대규모 투자가 있다. 2015년 시작된 이 프로젝트는 137개 대학을 선정해 세계적 수준의 대학으로 육성하고 있으며, 특히 42개 대학은 글로벌 톱클래스 대학으로 도약할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THE의 빌리 웡 수석 데이터 과학자는 “쌍일류 프로젝트로 선정된 대학과 그렇지 않은 대학 간 격차가 2024년에는 두 배로 벌어졌다”고 밝혔다.
싱가포르와 홍콩도 만만치 않다. 싱가포르국립대(3위)와 난양공과대(4위), 홍콩대(6위)와 홍콩중문대(9위)는 톱10에 이름을 올렸고, 홍콩은 6개 대학이 톱50에 진입하며 저력을 과시했다. 일본의 도쿄대(5위)와 교토대(13위) 역시 꾸준히 상위권을 유지했다.
한국 대학, 어디서 뒤처졌나?
THE 평가는 연구품질(30%), 연구환경(28%), 교육환경(24.5%), 산학협력(10%), 국제화(7.5%)의 5개 지표로 이루어진다. 한국 대학들은 산학협력에서 강점을 보였다. 서울대, KAIST, 연세대 등 톱50 내 9개 대학이 이 항목에서 97점 이상의 고득점을 기록했다. 산학협력의 가중치가 작년부터 7.5%에서 10%로 높아진 점도 한국 대학에 유리하게 작용했다.
하지만 연구환경과 교육환경에서는 약세가 뚜렷하다. 연구환경(학계 평판, 연구비 투자, 우수 논문 수)과 교육환경(교육 평판, 학생 대비 교직원 비율, 박사 학위자 비율)에서 한국 대학은 40~70점대에 머물렀다. 국제화 역시 외국인 학생·교수 비율과 국제 공동연구 비율에서 낮은 점수를 받았다.
한국 대학의 위기 원인은?
한국 대학의 경쟁력 약화에는 구조적 문제가 깔려 있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양오봉 회장(전북대 총장)은 “스위스 IMD 평가에서 한국의 국가 경쟁력은 20위지만, 대학 교육 경쟁력은 46위로 하위권”이라며 지방 거점 대학의 집중 육성을 제안했다. 이기정 한양대 총장은 “사립대 비중이 높은 한국은 등록금 동결로 16년간 연구 인프라 투자와 우수 교원 확보가 더뎌졌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한국은 OECD 국가 중 고등교육에 대한 공공지출 비율이 낮은 편이다. 2021년 기준, 한국의 고등교육 공공지출은 GDP 대비 0.6%로, OECD 평균(1.1%)의 절반 수준이다. 반면, 중국은 쌍일류 프로젝트를 통해 막대한 연구비를 지원하며 대학의 연구 경쟁력을 끌어올렸다. 한국 대학들은 등록금 동결, 연구비 부족, 국제화 인프라 미흡으로 인해 ‘스타 교수’ 유치와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에서도 뒤처지고 있다.
해결책: 국가적 지원과 대학의 혁신
한국 대학이 아시아 무대에서 경쟁력을 회복하려면 다음과 같은 노력이 필요하다.
- 국가적 지원 확대: 정부는 고등교육 공공지출을 OECD 평균 수준으로 늘리고, 특정 대학을 세계 톱클래스로 육성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해야 한다. 중국의 쌍일류 프로젝트처럼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투자가 필수다.
- 등록금 동결 완화: 사립대 중심의 한국 고등교육 시스템에서 등록금 동결은 재정난을 가중시킨다. 등록금 조정을 통해 연구 인프라와 우수 교원 확보에 투자할 여력을 마련해야 한다.
- 국제화 전략 강화: 외국인 학생·교수 유치와 국제 공동연구를 확대하기 위한 실질적 지원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싱가포르국립대는 영어 중심의 교육과 글로벌 네트워크로 국제화를 성공시켰다.
- 산학협력의 질적 도약: 한국 대학의 산학협력은 이미 강점이지만, 이를 바탕으로 혁신 기술 개발과 창업 생태계 구축에 더욱 집중해야 한다. KAIST와 성균관대의 상승세는 산학협력의 잠재력을 보여준다.
마무리: 한국 대학의 재도약을 기대하며
한국 대학들은 산학협력이라는 강점을 발판으로 삼아 연구환경과 국제화에서 혁신을 이루어낸다면 다시 아시아 무대에서 두각을 나타낼 수 있을 것이다. 중국의 쌍일류 프로젝트, 싱가포르와 홍콩의 글로벌 전략은 한국이 배워야 할 모범 사례다. 정부, 대학, 그리고 시민 모두가 고등교육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힘을 모은다면, 한국 대학의 재도약은 결코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닐 것이다.
블로그 독자 여러분, 한국 대학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어떤 지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시나요? 댓글로 의견을 나눠주세요! <이강렬 박사>
#대학순위 #아시아대학 #한국대학 #교육혁신 #고등교육 #대학경쟁력 #THE대학평가 #글로벌대학 #대학정책 #연구환경 #교육투자 #국제화전략 #산학협력 #대학발전 #교육정책 #학술연구 #대학경쟁 #고등교육정책 #아시아대학순위 #학술혁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