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강 잉어 될래, 태평양 고래 될래?
필자는 국내 대학 진학과 해외 대학, 특히 미국 대학/대학원 유학 놓고 선택의 갈림 길에서 고민하는 학생들과 학부모들을 자주 상담한다. 국내 고등학교 학생들 가운데 해외 대학으로 진로를 바꾸는 학생들이 예전에 비해 많아졌다. 중국, 필리핀,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권의 고등학교를 다니는 학생들이 특히 이런 고민을 많이 한다. 미국에서 고등학교를 다니는 학생들 가운데서도 심심치 않게 국내 대학으로 오려는 학생들이 있다. 지난 2007년 해외 조기 유학 열풍이 정점을 찍고, 이제는 해외에서 국내로 돌아오는 학생이 많아졌다. 전에는 중산층 이하 가정에서도 자녀 유학을 고려했지만 이제는 부자들만 자녀 해외 유학을 생각하게 됐다. 비용 때문이다. 이런 흐름을 타고 미국내 한국 유학생 수가 9만 명대의 정점을 찍고 5만명 이하로 내려왔다.
그럼에도 필자는 국내 대학과 해외 대학 선택을 놓고 고민하는 학생들에게 가능한 해외 유학(Study Abroad), 그것도 미국 대학을 선택하라고 권한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해외 유학이 비용면에서 국내대학보다 비싸다는 점을 제외하면 여전히 장점이 많다. 해외 유학은 분명 국내 대학보다 비용이 많이 든다. 그러나 계획을 잘 세우고 정보를 잘 이용하면 오히려 국내 대학보다 더 저렴한 비용으로 미국 등 해외에서 공부할 수 있는 길이 존재한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세상은 보이는 게 다가 아니다. 세상은 아는 게 다가 아니다. 세상은 아는 만큼 보인다. 따라서 자신이 알고 있는 정보나 인터넷에 떠돌아다니는 정보가 전부라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교육 특히 유학에 관해 인터넷에 떠도는 상당수 정보들은 왜곡되어 있거나 틀리다. 한마디로 미국을 포함한 해외 유학에 중산층도 경제적 어려움을 극복하고 자녀를 유학 보낼 수 있는 길이 얼마든지 있다.
유학 비용을 보자. 미국에는 총 2300여개의 대학이 있고, 이중 퍼듀 대학 등 주립대학의 경우 학비 포함 총 비용이 연간 6-9천만 원 정도 든다. 반면 하버드 등 사립대학들은 훨씬 비싸서 1억 2000만원에서 1억 7000여만원(1달러 1450원 환율계산시)이 들어간다. 부산 등 지방에 거주하는 학부모가 자녀를 서울 연-고대 등 사립대학에 보내려면 학비 포함 총 연간 2-3천만원이상이 들어간다. 미국 대학 유학 비용을 계산해 보면 국내 서울 소재 사립대학보다 4배 이상 비싸다.
영국 옥스퍼드, 케임브리지 대학의 경우 연간 7~9천만원 정도 소요된다. 비용면에서 미국 대학과 거의 비슷하다. 독일 대학들 가운데 상당수 대학들은 여전히 국제 학생들에게도 학비가 무료다. 독일 사립 대학들의 경우 학비 포함 총 비용이 3천만원 내외다. 일본의 경우 국/공립대학은 한국 사립대학보다 저렴하고 사립대학은 약간 비싸다. 이렇게 보면 무조건 해외 유학이 국내 대학에 다니는 것보다 비싼 것만은 아니다.
미국, 영국 대학에 다니는 비용은 국내 대학에서 공부하는 것보다 많이 든다. 그러나 국내 대학 학비 수준으로 넓은 세상에서 공부를 할 방법이 얼마든지 있다. 한국 학부모들은 이런 정보를 갖고 있지 않다. 오늘은 이에 대해 알아본다.
미국 대학의 경우 학비 포함 총 비용은 국내 대학보다 월등히 비싸지만 중산층 이하 학생이 대학이 제공하는 ‘학비 보조’를 받고 다니면 국내 대학에 다니는 것보다 오히려 저렴하게 공부할 수 있다. 여기서 말하는 ‘학비 보조’는 우리가 전통적으로 하는 ‘장학금(Scholarship)’이 아니다. 이는 학생 가정이 학비를 모두 부담할 수 없는 경우 대학은 ‘소득에 기반한 재정보조’(Financial aid/Need Based Grant)를 제공한다. 즉 대학 학비 포함 총 비용 가운데 가정에서 부담할 만큼 부담하고 부족한 금액을 대학이 보유한 기부금 또는 발전기금에서 보전해 준다. 연소득이 1억원이 안 되는 우수한 학생이 입학했을 경우 학부모 부담액이 0이 경우도 있다. 즉 모든 비용이 무료다. 한국 학부모들은 이런 경험을 해 보지 않았기 때문에 이해하기 어렵다. 이런 학비 보조 제도는 전 세계에서 오직 미국에만 있다.
앞서 잠깐 이야기를 했지만 독일 대학들 가운데 상당수 대학들이 국제학생들에게도 여전히 무료인 경우가 많다. 공식적으로 독일 16개 주 가운데 바덴뷔르템베르크(Baden-Württemberg)를 제외한 나머지 주에서 공립대학 학비는 국제학생들에게도 무료다. 독일 사립대학들은 학비를 받지만 저렴해 학비 포함 연간 총 비용이 2천만원 정도다. 네덜란드, 핀란드, 스웨덴 대학들도 한국 학생의 경우 학비 포함 3천만 원 미만으로 다닐 수 있다.
해외 유학 비용을 해결할 수 있다면 그 다음으로 따져 보야 할 것이 과연 해외 유학 장점은 무엇인가이다. 미국의 시사주간지 타임은 얼마 전 미 연방은행이 내놓은 자료를 인용해 미국 대학 졸업장의 가치가 83만800달러라고 보도했다. 즉 고등학교 졸업자보다 평생 소득으로 볼 때 9억5천만 원 이상을 더 번다고 한다. 이런 경제적 이유 말고도 해외 유학, 특히 미국 유학을 갔을 경우의 장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학문적 장점이다. 세계 최고 수준의 교육 자원이 미국에 있다. 미국에는 하버드, MIT, 스탠퍼드 등 세계 랭킹 상위 대학들이 있으며, 최신 연구 시설, 도서관, 교수진의 질이 뛰어나다. 첨단 기술과 학문적 자원을 활용해 더 깊이 있는 학습을 할 수 있다. 다양한 전공 선택과 유연성이 있다. 미국 대학은 전공 선택의 유연성이 높아 입학 후에도 전공을 변경하거나 복수 전공, 부전공을 쉽게 조합할 수 있다. 한국 대학은 입학 시 전공이 고정되는 경우가 많아, 자신의 관심사가 바뀔 때 적응이 어려울 수 있다. 미국 교육은 토론, 프로젝트 기반 학습, 비판적 사고를 강조한다. 한국의 주입식 교육과 달리 학생이 주도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며 창의성을 키울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미국은 AI, 바이오테크, 우주산업 등 첨단 분야에서 선도적 위치에 있어, 한국 학생이 최신 기술과 연구에 직접 참여할 기회가 많다.
둘째로 사회적·문화적 장점이 있다. 미국 유학 중 다양한 국적의 친구, 교수, 동문을 만나며 국제적인 인맥을 쌓을 수 있다. 이는 향후 글로벌 기업 취업이나 협업에서 큰 자산이 된다. 미국은 다양한 인종과 문화가 공존하는 사회로, 한국 학생은 열린 사고와 포용력을 기르며 세계 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다. 이는 한국의 비교적 단일한 문화와 대조적이다. 영어권 환경에서 생활하며 자연스럽게 언어 능력이 향상된다. 이는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는 데 필수적이며, 한국에서 영어를 따로 공부하는 것보다 효율적이다.
셋째로 개인적·진로적 장점이다. 미국 대학 졸업장은 글로벌 기업에서 높은 인지도를 가지며, OPT(Optional Practical Training)나 H-1B 비자를 통해 미국 내 취업 기회를 얻을 수 있다. 한국에서는 상대적으로 좁은 취업 시장을 벗어나 더 넓은 무대에서 경쟁할 수 있다. 낯선 환경에서 생활하며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고 적응하는 과정은 독립성과 리더십을 키운다. 한국에서 부모나 사회의 지원에 의존했던 학생들에게 큰 성장 기회다. 미국에서 학업 후 취업에 성공하면 영주권이나 시민권 취득의 길이 열릴 수 있다. 이는 한국의 치열한 경쟁 사회를 떠나 안정적인 삶을 꿈꾸는 학생들에게 매력적이다.
사람은 세상에 태어나 죽을 때까지 매 순간 선택을 해야 하는 운명적인 삶을 산다. 그 가운데 대학 선택은 결혼과 더불어 삶의 중요한 방향을 결정하는 순간이다. 국내 대학으로 가느냐, 해외 대학으로 가느냐 선택은 그만큼 중요하다. 이왕이면 더 넓은 세상으로 나가는 것을 추천한다. <미국 유학 컨설팅 그룹 TEPI CEO 이강렬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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